[기획 취재] 52년 만에 고향을 찾은 국보 하회탈, 안동민속박물관 기획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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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취재]52년 만에 고향을 찾은 국보 하회탈, 안동민속박물관 기획전시

이 글은 컬처라인 문화포커스 2016년 하반기호 기고문 입니다.

내 또래 아이들은 안동민속박물관 앞 잔디밭을 기억할 것이다. 안동의 국민학생이라면 누구나 소풍을 갔던 장소니까. 요즘 초등학생들이 스마트폰으로 페이스북과 유투브를 보며 시간을 보낼 때, 우리는 그 곳에서 수건돌리기나 보물찾기 따위를 하며 하루를 보냈다. 단 한번도 보물을 찾은적은 없지만, 박물관을 주변을 뛰어다니는건 즐거웠다. 서른줄 청년도 아련한 추억의 장소로 삼는 안동민속박물관은 1992년 6월 26일에 개관했다. 경북 북부지역을 대표하는 가장 오래된 공립박물관 중 하나다. 안동문화권의 민속문화를 조사·연구·보존·전시하고, 시민들과 여행객들에게 관련 정보와 민속문화, 휴식공간을 제공한다.


안동민속박물관은 옥내박물관과 야외박물관으로 구분한다. 옥내박물관은 민속박물관 건물 내부이며 야외박물관은 흔히 안동민속촌이라 불리는 월영교 근처다. 안동호의 빼어난 경치와 월영교의 아름다운 풍경, 보물 석빙고를 비롯해 안동댐 건설시 수몰지역에서 이건해온 전통 고가옥 등 옛날 생활문화상을 둘러볼 수 있다. 고려와 조선시대에 각 고을에 설치했던 관아건물인 선성현 객사와 원이엄마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담은 월영교, 안동호 주변을 거닐어보는 호반나들이길 등 풍성한 볼거리가 있는 장소다. 여행객들이 안동의 명소로 꼽는 월영교 주변은 안동시민들에게도 편안한 휴식처다. 더불어 안동민속박물관 1층 전시실에서는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과정인 평생의례, 과거 안동인들의 생활문화, 학술과 제도, 수공업과 민간신앙 등을 연출전시한다. 안동의 유교문화 중 관혼상제를 중심으로 한 안동의 역사를 둘러볼 수 있다.


수건돌리기에서 술래가 됐을때의 일그러진 표정과 함박웃음은 꼭 하회탈을 닮았다. 눈웃음이 매력적인 아이들은 반드시 하회탈이라는 별명으로 초등학교를 졸업한다. 안동을 상징하는 아이콘이자 하회마을과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의 핵심 소재인 하회탈과 병산탈은 국보 제121호로 지정돼 있다. 최근 안동민속박물관에서는 국보 하회탈 전부를 안동에서 볼 수 있는 역사적인 기획전이 열렸다. 52년 만에 고향인 안동을 찾아 일반인에게 공개되는 국보 하회탈 기획전은 안동시민들과 여행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2016년 9월 27일부터 12월 11일까지 전시되는 이번 기획전은 안동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2층)에서 만나 볼 수 있다.


기획전시실은 주로 주황색 디자인으로 구성돼 있다. 가장 한국답다고 평가받는 하회탈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지금껏 안동에서 하회탈 일부를 전시한 적은 있지만, 전부를 전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회탈은 1964년에 국보로 지정됐는데, 과거 별신굿 탈놀이에 쓰였던 탈이라는 점에서 문화적, 역사적 가치가 높다. 전시되는 국보 하회탈 13점은 양반·선비·백정·각시·초랭이·이매·부네·중·할미·주지(2점)와 병산탈(2점)이다.


안동은 하회탈을 사랑하는 도시다. 안동 어디에서나 하회탈을 볼 수 있다. 버스에도 있고. 각 여행 명소에도 있으며, 길거리에 있는 정자 천장에도 하회탈이 새겨져있다. 과거 하회마을에서는 하회탈이 마을을 지켜준다고 믿었다. 하회마을에서 별신굿탈놀이를 할 때 쓰던 하회탈은 허도령이 신의 계시를 받아 만들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데, 이 전설 하나가 새로운 문화콘텐츠를 계속해서 잉태한다.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과 산수실경뮤지컬 부용지애가 대표적이다.


이 사진은 1958년 8월 13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육군회관에서 열린 제1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 출전을 기념하기 위해 당시 연행자들이 찍은 것이다. 이 당시에는 국보 하회탈을 직접 착용하고 공연을 했다고 한다.

과거 한국의 가면은 바가지나 종이로 만들었다. 탈놀이 후에 불태워 없애버리기 위해서다. 이런 까닭에 과거의 탈이 오래도록 보관된 예가 많이 없는데, 국보 하회탈 같은 경우에는 나무로 만든 탈이라서 보기 드문 유물이다. 오리나무로 조각하고 그 위에 한지를 발라 옻칠해 탈놀이가 끝난 뒤에도 마을에 보관한 탈이다. 하회탈은 과거 뒷마을의 신성한 공간인 동사(洞舍)에 보관했다. 굴뚝 옆에 보관하여 습기와 벌레를 막는 등 선조들의 지혜로 역사를 건너온 하회탈이 지금 우리 눈 앞에 있다.


기획전시실 입구에는 별도의 포토존이 있어서 하회탈과 함께 멋진 추억을 남길 수도 있다. 하회탈의 가치는 크게 역사적, 문화적, 사회적, 예술적 가치 네 가지 관점으로 나눈다. 일그러진 표정과 불완전한 형태임에도 국보로 지정받을 만큼 그 가치가 높이 평가받았다. 국보 하회탈은 그동안 국립중앙박물관에 위탁 보관해왔다.


국보 탈이 전시된 공간을 관람하다 보면 총각탈과 떡다리탈, 별채탈 부분이 비어있다. 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소실되어 남아있지 않아 안타까운 모습이다. 인간의 희로애락을 담아낸 하회탈. 하회별신굿탈놀이를 안 보고 죽으면 극락을 못 간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여기에 나오는 사투리 중에서 ‘카니더'는 '하더라’, ‘그를께네'는 '그러니까’, ‘마카'는 '전부다’, ‘보세이'는 '보세요'로 해석하면 된다. 정감있는 안동 사투리는 하회탈과 만났을 때 효과가 극대화된다.


기획전시실 한 켠에서는 별신굿탈놀이의 복원과정도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제작도구와 제작방법, 현대 제작 하회탈 등도 관람이 가능하다.


안동민속박물관 2층에서는 ‘우리집 보물전’이라는 독특한 프로그램도 열린다. 한 달에서 두달에 한 번꼴로 공모를 통해 모집하는 것인데, 가정에서 보관 중인 오래된 물건과 거기에 담긴 이야기를 소개하는 재미있는 코너다. 서울대를 포기했던 아들래미의 서울대 합격증이나 시어머니의 사랑이 담긴 하프 등 시민들의 재미있는 사연을 엿볼 수 있다.


국보 하회탈은 사진촬영이 금지돼 있다. 그래서 국보 하회탈에 대한 사진은 촬영할 수 없었다. 국보 하회탈의 웅장하고 멋진 모습은 두 눈으로 감상하자! 안동민속박물관에 열리는 국보 하회탈 기획전은 12월 11일까지다. 고려 중엽에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하회탈이 반세기를 넘어 고향에서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있다. 국보 하회탈 진품의 조형미와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기회를 놓치지 마시길!

안동민속박물관 정보

  • 주소 : 경상북도 안동시 민속촌길 13(성곡동)
  • 전화번호 : 054-821-0649
  • 내비게이션 검색 : 안동민속박물관
  • 대중교통 : 안동 시내(안동역 앞 등)에서 택시 이용 또는 3번 버스 이용
  • 관람시간 : 오전 9시 ~ 오후 6시
  • 매표시간 : 오전9시 ~ 오후 5시 30분
  • 휴관일 : 연중무휴
  • 관람료 : 개인 어른 1,000원 / 어린이, 청소년, 군인 300원
  • 단체 관람료(30인 이상) : 800원 / 2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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