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시언의 맛있는 책 읽기](95) 소셜 애니멀 - 인생과 사람을 만드는것은 관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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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보스>로 유명한 저자 데이비드 브룩스의 신간 <소셜 애니멀>.
폰트가 작고 글이 촘촘하게 배치되어 있으며 600페이지에 달하는 꽤 무거운 책이다.
사랑과 성공, 성격을 결정짓는 관계의 비밀을 사회네트워크(소셜)에서 찾는 저자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것은 관계와 무의식이라며 논리를 펼친다.




이 책에서는 해럴드와 에리카라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그 둘은 서로 다른 가정에서 태어나고 다른 환경에서 살아가다가,
서로 만나서 결혼을 하며 늙어가다가 결국에는 끝을 맺는다.
저자는 두 명의 주인공을 앞세워 소설 이야기 형태로 진행을 시키다가
설명이 필요한 부분에서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해준다.



사람이 행하는 모든것은 무의식, 그리고 관계에 기초를 하고있다.

저자의 메시지에 의하면 사람이 행하는 이성적인 판단은 부차적인 옵션에 불과하다.

가령 당신이 어떤 선택을 할 때에는 이성적인 판단보다는

감성적인 느낌과 직관, 전체적인 관계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우리들이 배워왔고 알고있는 것처럼 사람은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지 못한다.

마치 본능에 충실한 야생의 동물처럼 그렇게 행동한다.

흔히 알고있는 '제로 섬' 게임만 봐도 이 사실은 충분히 증명된다.


사람이 가지고있는 무의식은 엄청나게 거대하고 큰 파도와 같다.

그렇다면 무의식은 어떻게 형성되며 보관될까?

<소셜 애니멀>은 이런 관점에서 풀어낸 의식과 무의식의 역설적인 바이블과도 같다.





최근 발표되는 수 많은 연구결과에 의하면 의식보다는 무의식이 중요하다고 한다.

수십, 수백년동안 진행된 인간행동연구에 의해 의식적인 결과는 어느정도 분명해졌지만,

아직도 사람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는 도무지 밝혀내질 못하고 있다.

따라서, 사람은 무의식에 의해 쉽게 움직이는 객체라는것이 정설이다.


그러나 최첨단 과학의 시대에 살고있는 현 시대에도

사람 무의식에 관한 연구 결과는 미비하다.

왜냐하면, 무의식은 숫자상으로 측정할 수 있는 그 무엇이 아니기 때문이다.


<소셜 애니멀>에서 말하는 소셜, 즉 관계란 쉽게 생각해볼 수 있는 인간관계만을 뜻하진 않는다. 좀 더 광범위한 측면에서의 관계를 의미한다. 사람이 맺고있는 인간관계를 포함하여 사회문화에서 받는 영향, 그 사람의 경험, 지역, 날씨, 언어 등등 모든것들을 총망라 한것이 저자가 말하는 관계다.

예를들어, 만약 당신이 빌게이츠와 똑같은 인간관계와 문화, 경험, 언어, 지역, 지식, 지혜와 그밖에 모든것을 가지고 있다면 당신은 빌게이츠다. 왜냐하면 그 사람을 만든것이 이런것들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어떤 사람을 만드는것은 위와같은 관계 때문이다. 때문에 관계를 떼놓고 다른것들을 아무리 깊숙히 해체해보아도 정답은 나오지 않을 수 밖에 없다.





저자의 말에 의하면 사람은 원래 이성이 아니라 감정과 무의식에 따라 움직이며 관계야말로 감정과 무의식을 만드는 핵심 소스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만남과 관계가 어떻게 한 사람의 성취와 행복을 결정짓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이것은 독자로 하여금 상당히 재미있는 여행을 시켜준다.


주제가 주제인만큼 집중하지 않는다면 책 읽기가 꽤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사람들의 고정관념은 매우 무서운 역할을 하는것처럼 보인다.

흔히 알고있는것처럼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라는 명제는, <소셜 애니멀>에서 정면으로 도전을 받는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사회적 동물은 기존의 개념과는 차원이 다른 접근이기 때문이다.





이제 합리주의는 더 이상 발 붙일 곳이 없어보인다.

현대 사회는 개인과 개인 사이의 상호작용이 얼마나 중요한것인지 간과했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강력한 시사점을 살펴보자.


단지 개인 차원의 기술을 개발하는 데만 역점을 둔 탓에 도덕적이고 정서적인 능력을 개발하는 데 실패한 것이다. 어린이들은 입시 관문을 무사히 통과하는 데 필요한 훈련을 받는다. 그러나 이 학생들이 장차 하게 될 중요한 판단은, 누구를 친구로 삼고 누구와 결혼하며 충동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학생들은 혼자 힘으로 해결해야 한다. 우리는 기술적인 부분은 잘 가르치지만 인성 같이 정말 중요한 것에 대해서는 학생들에게 아무것도 해줄 말이 없다.


마치 진리처럼 느껴지는 글귀다.

사람에게 진짜 중요한것은 당연히 어떤 친구를 사귀고 누구와 결혼할 것인가다.

더 중요한것은 충동을 어떻게 억제하고 어떤 상황에서 어떤 판단을 해야할지 들이다.

그러나 학생들이 배우는것이라곤 고작 시험 잘치는 방법 따위다.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배운것이라고는 아편전쟁이 일어난 년도 따위를 외우는 일이었다!

정말이지 인생에 있어서 큰 도움이 안되는것들만 잔뜩 머리속에 집어넣고 있는 것이다.





수백 년 동안 수백만 권의 책이 개인의 발전과 행복을 항상 외부적 조건과 연결 짓고 IQ 등으로 수량화했다. 그런데 과연 인간의 성취와 행복을 수치화할 수 있는가? 인간을 예측 가능하다고 믿은 잘못된 편견이 우리 삶을 엉망으로 만들고 있다면?


이런 본질적인 질문들에 대한 답변인 <소셜 애니멀>은 한 남자(해럴드)와 한 여자(에리카)의 일생을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가보며 살펴보는 일종의 여행이다. 두 사람은 각기 반대되는 환경에서 태어나 자랐으며 결혼했고 각자의 위치에서 성공했다. 심리학과 두뇌과학을 철저하게 뒤집어 꿰뚫는 이 책은 두껍지만 그만큼 전해주는 느낌도 강력하다.


책 내용 자체는 지루하진 않다.

한가지 아쉬운점은, 제시하는 문장에 대한 해결책이 각 장 끝 부분에서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이를테면, '가난 속에서 성공을 꽃피우려면?' 이라는 소제목에 대한 내용을 읽어봐도 그 질문에 대한 답변을 도출해 내기가 상당히 모호했다. 같은 내용을 곱씹어 2~4번 정도 읽고나면 어느정도 가닥이 잡히는 느낌이 들긴 했었지만, 독자 입장에서는 약간 찝찝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저자 특유의 스타일일 수 있겠지만 각 장 마지막쯤에 다시 한번 핵심 메시지를 요약해주었다면 참 좋았을 것 같다는 욕심이 들었다.





이제 우리들은 수치화할 수 없는 무의식과 관계를 인정해야만 한다.
식상한 패러다임들로 통찰없이 인간행동을 언급하는 수많은 학자들이 있다.
그러나 모든것을 해체하고 수치화할 수는 없는 법이다.

가령, 부모님들은 집에서 밥을 안먹는 아이 때문에 걱정일 수 있다.
집에서 밥을 안먹는 아이는 밖에서도 안 먹는다는 고정관념이 강하기 때문이다.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 라는 말도 있다.
하지만 우리들이 무의식과 모든 관계에 대해 인정하면, 이것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말이다.
그 아이가 밥을 안먹는 궁극적인 이유는,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이때 관계란, 어떤 분위기, 느낌, 가족간의 유대감, 당시의 정신적인 기분, 오늘 있었던 일 등이다. 이런 복잡미묘한 사건들로 결정이 되는 것이기에 이런것들이 충족되면 그 아이는 밥을 어디서나 먹을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어디서나 밥을 안먹을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지금까지의 교육, 문화, 제도 안에는 사람이 없었다.
모든것을 제도화하고 수치화하고 목표와 계획을 설정하고 그것을 강요했다.
실패한 정치사례를 모조리 살펴보면 모두 사람은 떼어두고 정답만 도출했었다.

지금 사회에서는 사람의 무의식과 사회관계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 사람을 만드는것이 이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소셜 애니멀>에서 저자인 데이비드 브룩스가 제안하는 매력적인 사회구조와 시스템, 성취와 행복으로 이끌어질 수 있는 메시지를 담담하게 받아들여보자.

아래는 <소셜 애니멀>의 북 트레일러다.




소셜 애니멀 - 8점
데이비드 브룩스 지음, 이경식 옮김/흐름출판

< 흐름출판사 골드클래스 리뷰 도서로써,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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