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자의 기록] 꼬치와 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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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에 거주하는 어르신들의 말에는 참 재미있는것들이 많다.
요즘 특히나 재래시장에 많이 보이는것이 바로 '고추'인데, 안동에 어르신들은 '고추'를 '꼬치'라고 부른다.

여기에서 말하는 꼬치는 우리들이 흔히 알고 있는 그런 꼬치와는 발음이 약간 다르다.
예를들어 '닭 꼬치'할 때의 꼬치는 (꼬→치⤴ 혹은 꼬→치→)로 발음된다.
'고추'를 뜻하는 꼬치는 (꼬⤵치⤴)다.
내가 살고 있는 안동만 그런것인지 모르겠지만 어쨋거나 직접 들어보면 확실히 분간할 수가 있다.



이런점에서 미루어볼 때, '고추 꼬치'를 말하고자 하면 '꼬치 꼬치(꼬⤵치⤴꼬→치⤴)'가 되어버린다. 그러나 억양만으로도 분간할 수가 있으니 의사소통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여기에서 '꼬' 할 때의 쌍기억(ㄲ)은 완벽한 쌍기억 발음이라기 보다는 ㄱ~ㄲ 사이에 있는 약한 느낌의 쌍기억 발음이다. 즉, 1/2 쌍기억(ㄲ) 발음처럼 들린다.

이것은 사투리다. 즉 '고추'를 발음하는 방언인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점. 왜 고추를 '꼬치' 혹은 '고치'라고 부르게 된 것인가?
이 의문점을 풀기위해 인터넷과 각종 방언관련 자료들과 데이터와 논문, 위키 등을 샅샅이 뒤져보았으나 찾을 수 없었다.

이참에 내가 하나 만들어버릴까. 어차피 역사는 만들어가는 것이니까.

추측한 것을 토대로 일단 이야기를 해보는게 좋을것 같다.
먼저 '꼬치'의 발음을 자세히 살펴보면 약간의 귀여움이 묻어난다.
두번째로 '꼬치'는 무언가 작은것을 지명한다는 듯한 느낌이 있다. 예를들어, '개미' 또는 '번데기'할 때의 느낌과 '공룡' 혹은 '목성'같은것을 말할 때 전해지는, 알 수는 없지만 구분은 할 수 있는 어떤 웅장한 느낌이 그것이다.
마지막으로 표정의 문제다. 우리가 사진을 찍을 때 '김치' 라든가 '치즈'라고 하는것은 입모양과 표정을 변화시키기에 아주 좋은 요소가 된다. '김치' 할 때의 '치' 발음이 우리의 입 꼬리를 양쪽으로 늘어지게 하기 때문에 자동으로 미소를 지을 수가 있게 된다.
'꼬치'할 때의 '치'도 비슷하다. 이것은 약간의 부끄러운듯한 표정을 상상하게 만든다.
이 모든것을 조합해서 생각해볼 때, '꼬치'의 어원은 남근으로 귀결된다. 즉 남근에서 '꼬치'라는 발음이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남근과 '고추'는 서로 통용된다. 어쨋거나 '꼬치'는 성인의 남근이 아니라, 어린애의 남근을 지명하는듯하다. 귀여움과 작은것의 지명, 그리고 부끄러움이 녹아있는것으로 미루어볼 때 어머니나 어머니의 친구가 어린애의 남근을 '꼬치'라고 불렀거나, 혹은 본인 스스로 '내 꼬치는 어쩌고 저쩌고'를 이야기하면서 탄생했을 확률이 있다.

각종 논문들과 백과사전을 뒤져 찾아낸 사실 중 한가지는, 고추의 어원이 일본어 코쇼 혹은 한자어 고초에 있다는 것이다. 알려진 사실만을 토대로 해보면 고추는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부터 한반도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런 통설을 깨는 몇 가지 논문들도 존재한다. 결국 현재로서는 고추의 어원을 정확하게 이해하기가 쉽지가 않다.
우리 후손들이 고추의 어원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는 이유는, 기록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는 지금 여기에서 아주 위대한 '고추'의 어원. 아니 '꼬치'에 대한 어원에 대해 <기록>중일지도 모른다. 사실 단순 명사의 어원을 찾는것 자체부터가 약간 갸우뚱해지긴 한다. 여기에서 어떤 논문이 어떻고 역사가 어쨋다드니, 문헌이 어쩌고 저쩌고를 언급할 생각은 전혀 없다. 어차피 최초의 논문 혹은 최초의 책 같은것들도 있을것 아닌가.
많은 경우에서 인용이란 자신의 상상력과 창의성이 부족하다고 자랑스럽게 떠들거나, 자신의 글에 설득력을 갖추지 못함으로써 다른 글의 도움을 받는 형편없는 전략일 수 있다.

어쨋거나 '꼬치'를 '고추'로 연결하고, 그 다음에 '고추'를 '남근'까지 연결했다.
이제 '남근'의 어원을 좇아 가다보면, 나는 <남근 백과사전>을 편찬하거나, <여성을 이해할 수 있는 책(page 무한)>처럼 <명사를 이해할 수 있는 책>을 집필하거나, 200살까지 글만 써야할지도 모른다. 그러니 '꼬치'의 확장은 '남근'에서 마무리짓고 싶다.

중요한것은 '고추'의 방언이 '꼬치'라는 사실이 아니다.
요즘 현대인들은 방언을 잘 쓰지 않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하물며 내 나이 또래 중에서도 '꼬치'를 아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이것은 바꾸어말하면 특정 문화가 고스란히 증발해 없어져버리는것을 뜻한다. 이것은 상당히 심각한 문제이며, 진지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는 사안이다.
이 세상 그 누구도, 희대의 천재들도 사라져 가는 문화를 붙잡을 순 없었다. 역사에 기록되어 있지 않은채 증발해버린 특정 문화가 지금껏 얼마나 많았겠는가.

그렇다면 특정 문화는 왜 영원히 계승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바뀌는걸까?
인간이 진화하기 때문일까? 문화가 발전해서? 아니면 태양계가 아주 조금씩 움직이면서 나타나는 반대급부적인 현상일까?
확실한것은 항상 무언가가 사라진다는것이다. 무언가가 사라진다는것은 새로운 무언가가 나타났음을 뜻한다. '꼬치'는 현대인들의 '고추' 표준어에 밀려 사라지기 직전에 와있다.

우리는 매우 작은 '고추'를 무엇이라 부를텐가?
그리고 큰 '고추'를 뭐라고 부를것인가?
말 그대로 '작은 고추' 와 '큰 고추'로 발음해야 할까?
작은 고추는 '꼬치' 큰 고추는 '고추'는 어떨까.
사투리는 어쩌면 상당히 과학적이고 인문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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