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 도시복 생가 여행기 - 진짜 효자가 살았던 예천 도시복 생가
- 여행 정보/관광 여행지
- 2025. 7. 16.
더위가 절정에 달하던 7월 어느 주말, 경상북도 예천군에 있는 도시복 생가를 다녀왔습니다. 예천군 효자면에 위치한 야계 도시복이라는 사람의 생가를 복원해놓은 곳입니다. 원래는 상리면이었는데 2016년에 효자면으로 이름까지 바뀌었다고 합니다. 그만큼 이 지역 사람들이 도시복을 자랑스러워한다는 뜻인 것 같아요. 조선시대 실존했던 효자인데 진짜 효심 깊은 사람이 살았던 곳이라서 여러가지로 배울점이 많은 여행지이기도 합니다.
마을회관쪽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이동합니다.
도시복 생가쪽으로 올라가는 길입니다. 야트막한 계단으로 만들어져 있는데요. 효공원은 생각보다 아담하면서도 잘 정리된 모습이었습니다.
도효자 생가라고해서 정면쪽에 안내문이 있어서 읽어보면 도움이 됩니다.
건물 내부 안쪽과 주변을 간단하게 둘러보았어요. 전체적으로 엄청 큰 규모는 아니라서 가볍게 둘러보기에 좋은 구조입니다. 도시복 생가는 전통 한옥으로 복원되어 있는데, ㅁ자형 구조로 되어 있어요. 생가 앞마당에는 뷰도 괜찮고 탁 트인 마을을 볼 수 있는 위치였습니다.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한옥의 구조상 그늘진 곳은 제법 시원한 편이었습니다.
생가 주변으로 여러가지 조형물들이 배치되어 있는데요. 도시복의 효행 이야기를 모티브로하여 만들어진 구조물들입니다. 명심보감 속편에까지 실렸다는 네 가지 전설이 효공원 곳곳에 조형물로 재현되어 있는 모습을 꼭 둘러보시면 좋겠습니다.
첫 번째는 한여름에 홍시를 구해온 이야기입니다. 어머니가 병중에 홍시가 먹고 싶다고 하시자 한여름에 홍시를 구하러 다니다가 호랑이가 나타났습니다. 그 호랑이가 도시복을 등에 태우고 강릉까지 가서 제사상에 놓인 홍시를 얻어올 수 있게 도와줬다고 하는 스토리입니다. 7월 더위 속에서 이 이야기를 들으니 더욱 실감이 나던데요.
두 번째는 솔개가 고기를 가져다준 이야기입니다. 도시복이 부모님 진지상이 늦어질까 걱정하고 있을 때 솔개가 고기 보따리를 낚아채서 집에 놓고 갔다는 이야기죠.
세 번째는 한겨울에 잉어를 구한 이야기고, 네 번째는 한겨울에 수박을 구한 이야기예요. 계절에 맞지 않는 음식들을 부모님이 드시고 싶어하시면 어떻게든 구해다 드렸다는 스토리들입니다. 이런 이야기들이 그냥 전설이 아니라 실제 인물의 기록으로 남아있다는 게 놀라운데요. 조선왕조실록에도 기록이 있고, 1883년에 고종이 직접 효자로 정려했다고합니다.
생가 주변으로는 효에 관련된 조형물들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요. 호랑이, 솔개, 수박, 홍시, 잉어 모양의 조형물들이 도시복의 전설을 재현해놓았는데 아이들이 보기에도 재미있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효자각이라는 정자도 있는데 여기서 잠깐 쉬어가기 좋았어요. 그늘에서 쉬면서 경치를 감상할 수 있게 잘 만들어뒀더라고요.
도시복은 정말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는데 숯을 구워 팔아서 부모님을 봉양했다고 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얼마나 힘든 일이었을까 싶어요. 참나무를 구해다가 바리바리 짊어지고 가마로 옮기고, 하루 종일 불을 지켜가면서 숯을 구웠다는 스토리들입니다. 그런데도 부모님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했다는 게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하게 되는데요. 요즘 같은 시대에 이런 효심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더라고요. 효공원을 둘러보면서 책 모양의 조형물도 있었는데 도시복 이야기가 적혀 있습니다.
규모가 엄청 크지는 않아서 부담 없이 둘러볼 수 있는 곳입니다. 1시간 정도면 충분히 구경할 수 있는 동선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와서 효에 대해 이야기해보기에도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운 여름날 도시복 생가를 방문하면서 부모님에 대한 마음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되는 곳이에요. 요즘 같이 바쁜 세상에 살다 보면 부모님께 안부 인사드리는 것도 쉽지 않은데, 도시복처럼 지극정성으로 모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호랑이와 솔개까지 도시복의 효심에 감동받아서 도와줬다는 전설이 단지 꾸며낸 이야기가 아니라 진심어린 효심에서 나온 기적 같은 일들이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름휴가철에 가족들과 함께 방문해서 효에 대해 이야기해보기 정말 좋은 곳이에요. 아이들에게도 의미 있는 교육이 될 것 같고, 어른들에게는 초심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