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시언의 맛있는 책 읽기](53) 마리아비틀 - 달리는 열차에 질주하는 킬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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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비틀> 킬러들의 광시곡.

소설책이다.

개인적으로 소설 장르는 역사소설 정도를 제외하면 거의 찾아보지 않는 타입인데,

여름 날씨가 참 덥기도 하고, 너무 딱딱한 책만 읽다보니 답답한 느낌이 들기도 했고,

가장 중요한것은 책 제목과 저자의 이력 때문에 책을 펼치게 되었다.
 




이 책은 흔히들 알고있는 일본소설이다.

나오키상 후보에 오르며 저자 본인이 ‘작가로서 가장 큰 성취감을 준 작품’이라고 평하기도 했던 『그래스호퍼』의 후속격인 작품이라고 하는데, 책을 다 읽어보니 전편을 읽었는지의 여부는 크게 관계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 : 이사카 고타로

소설 장르는 잘 읽지 않아서 생소한 이름의 저자였다.

자료는 좀 찾아보니 일본문학 계에서는 꽤나 알려진 이름있는 저자였다.

일본 문학을 이끌어가는 차세대 작가 중 한 명이자, ‘일본에서 가장 재기발랄한 소설을 쓰는 작가’로 주목받고 있다고 한다.


저자만의 독특한 시각과 스토리해석은 돋보이기에 충분했다.

『골든 슬럼버』 이후 3년만의 신작 장편이라고 하니, 더욱 기대감을 고취시켜준다.

저자인 이사카 고타로의 책을 예전부터 꾸준히 읽어온 독자라면 책 곳곳에 숨어있는 보물찾기 같은 배려들을 느낄 수 있다고 하니..... 이 부분도 참고하면 좋을것이다.




<마리아비틀> 킬러들의 광시곡에서는 배경자체가 일단 독특하다.

저자는 개성강한 캐릭터들을 질주하는 열차 신칸센이라는 장소 안에 몰아넣었다.

모든 이야기는 여기에서부터 시작이 되는데, 생사를 헤매는 아들을 위해 놓았던 총을 다시 잡은 남자, 아이의 천진난만함과 한없는 악이 공존하는 소년, 사사건건 충돌하는 기묘한 킬러 콤비, 그리고 지독하게 불운한 남자 등..

특별하면서도 위험한 이들을 고립된 공간에서 조화롭게 이끌며 독자를 몰입하게 만든다.


누가 주인공이라고 할 것없이, 각자의 케릭터마다 각각의 시점을 교차하며 스토리라인이 진행되고 있다.

소설을 잘 읽지 않아서 생소하면서도 재미있는 구성으로 느껴졌다.

질주하는 열차안이라는 배경처럼 책 내용 자체도 빠르고 흥미롭게 진행된다는 점이 좋았다.




대체적으로 이런 문학소설 책 같은 경우에는 책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흥미진진해진다는 장점이 있는데,

<마리아비틀> 의 저자는 소설 특유의 장점을 살리는데에 성공했다.

소설 책 치고는 분량이 꽤 많은 편인것 같다. 무려 600페이지 정도다.

긴 분량임에도, 전혀 지루하지 않고 적절한 긴장감과 해결되는 문제에서 오는 쾌감을 맛볼 수 있었다.

(책 속에서는 열차 출발부터 도착까지. 2시간 30분이라는 시간이다)


뭐랄까... 심심해서 한번 읽어볼까? 했다가 순식간에 다 읽어버린.. 그런 느낌이다.

현실주의에 입각한 내용들은 판타지적인 묘미가 없기 때문에,

나같은 현실주의적인 내용을 좋아하는 독자에게는 안성맞춤이다.

개인적으로는 갑자기 장풍을 쏜다거나 어느순간 하늘을 난다거나 하는 판타지 소설은 즐겨읽지 않는 편이니까.




<마리아비틀> 은 소설책이기 때문에 , 목차 따위는 당연히 없다.

시속 200km 로 질주하는 열차에 위험한 이들이 잔뜩모여 있다는 설정은 흥미롭다.

서로가 서로를 믿을 수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은 우리에게 인간관계에 대한 통찰을 전해주기도 하고,

고립되고 물러설 수 없는 공간에서의 사람행동은 소름 끼칠정도로 냉정하다는 부분도 곱씹어볼만 하다.


일본 저자 특유의 꼼꼼함 때문인것인지, 사소한 묘사부분에 높은 점수를 주고싶다.

확실하게 규정되어 있는 배경에 사소한 묘사를 절묘하게 표현하면서 현실감을 더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명확한 주인공이나 선역, 악역이 없이 서로 얽히고 설켜있는 내용들이기 때문에,

책을 읽어나가면서 독자 자신이 가장 마음에드는 케릭터를 주인공으로 생각하며 읽어보는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의 묘미는 뭐니뭐니해도 역시 여러가지 사건들에 의한 조합일 것이다.

각자의 사정때문에 열차에 탄, 모든 케릭터들을 아주 사소한 사건들로 엮어 나가는 형태이다.

추리영화나 반전영화 등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굉장히 흥미로운 부분이었는데,

미처 내가 놓친 부분에서도 케릭터들의 조합이 이루어지는걸 보면서 깜짝 놀랐다.

아무런 의미 없어보이는 사소한 부분이 복선이 되고, 이것들이 결국에는 퍼즐처럼 맞추어지는 과정은 책장 넘기는 속도가 빨라질 수 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마리아비틀> 의 책 진행 과정은 위에서 언급했듯이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다.

반면에 결말은 과정에 비해 살짝 아쉽다는 느낌이 든다.

조금 두루뭉실 하면서도 빙빙 돌리다가 끝나버리는 느낌이랄까....?


저자는 아마 독자들의 추리력에 의미를 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각자의 가치관, 사람들마다 다른 생각에 따라 여러 시각에서 다른 결말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

아... 아무리 그래도 이런 결말은 독자들의 원성을 사기에 딱 좋아보인다.

너무나 많은 비밀들과 너무나 많은 아이템들을 해결하지 않고 그냥 끝내버렸으니...

혹시 다음 편 소설을 위한 ... 전략은 아닐까?


판단은 독자의 몫이리라.



마리아비틀 Mariabeetle - 10점
이사카 고타로 지음, 이영미 옮김/21세기북스(북이십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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