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시언의 맛있는 책 읽기](128) 신 1부 - 베르나르 베르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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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천재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대표작. 
바로 <신>이다.
당신이 만약 신이라면 무슨 일을 할 것인가?
로또 복권 당첨? 최고의 미모를 가진 부인? 세상에서 가장 좋은 차나 집?
신이라면 모름지기 좀 더 크고 웅장한 목표를 세우는것이 좋아보인다. 신은 그야말로 영원한 생명을 가지고 전지전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인간세계에서만.




<신>은 이런 상상력에서부터 출발한 책으로 생각된다.
'만약 내가 신이라면?'이 <신>을 집필하게 된 가장 큰 동기가 아닐까.
누구나 한번쯤 그런 상상은 해볼 수 있다.
'만약 내가 신이라면...'
그러나 이 책은 단순한 상상에 그치지 않고, 두뇌가 접근할 수 있는 모든 매체에 상상력을 결합하고 그것을 책에 녹여냈다.



장편소설인 <신>은 총 6권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양장본으로 나오면서 3부로 압축되어 있다.
1부는 1~2권이고, 2부는 3~4권, 3부는 5~6권의 내용에 해당한다.
개인적으로 책은 보관보다는 읽는것에 의미가 있다 생각하여 양장본을 고집하진 않지만, <신>은 소장할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을 뿐만 아니라 반양장본이 절판이 되어버려서 어쩔 수 없이 양장본 세트로 구매하게 되어 읽고 또 읽은 책이다.


역시나 주인공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수십번도 더 넘게 죽였다가 살려낸 미카엘 팽송이다.




책의 첫 면에는 '자유로운 정신의 소유자, 제라르 암잘라그를 위해'가 떡하니 있다.

제라르 암잘라그.

그는 누구일까?

흔히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존경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는데, 너무 오래된 인물이라 자세한 정보가 나와 있지 않다. <생물학적 철학>이라는 책의 저자로도 알려져 있는 제라르 암잘라그. 그는 생물학 교수였으며 생명에 관한 세계적인 연구를 하는 생물학자였다.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그를 존경하는 이유는 아마도 그의 철학적인 생명론에 큰 감명을 받았기 때문이리라.

실제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모든 작품을 통해 그의 해박한 생물학적 지식과 단어들을 찾을 수 있는데, 이것 또한 제라르 암잘라그에 의한 것일터다.




이 책 <신>이 재미있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가장 좋은 이유는 바로 '배울점이 많다'는 것이다.

그렇다. 이 책에는 여타 다른 소설들이 그렇듯이 단순한 재미만 있는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맹점들을 배울 수 있도록 지식을 전달한다. 그가 즐겨 사용하는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만 보더라도 지식에 대한 열망과 공유에 얼마나 큰 관심이 있는지 느낄 수가 있다.




<신> 1부는 주인공 미카엘 팽송이 아에덴에서의 첫 출발부터 시작한다.

천사들의 나라에서 임무를 마치고 드디어 신 후보생으로 승격된 주인공.

그리고 그것들과 펼쳐지는 상상력의 또 다른 세계. 아니 어쩌면 진짜 있을법한 세상. 신들의 세상이 그곳이다.


우리들이 흔히 접했을법한 그리스/로마 신화를 바탕으로 신들의 세계를 조명하고 있는데,

신기한점은 기존에 정체되어 있던 신들의 캐릭터를 입맛에 맞게 마음껏 조율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부터 그의 창의력을 볼 수 있다.

진짜 혁신적인 창의력이란 링컨을 뱀파이어로 만든다든지, 지옥의 신 하데스를 평범하고 착한 캐릭터로 만드는 것과 비슷하다.  그리고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그런 작업을 아무런 거부감없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수행해내고 있다.




우리는 신이 되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지구에 있는 인간들을 보살피고 좋은 방향으로 유도하고 관리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의 문명을 발전시켜 주고 전쟁을 승리하도록 만들거나 지혜를 쌓도록 무언가를 암묵적으로 지시해야 한다. 어떻게 지시하는가? 꿈이나 어떤 맥락을 통해서다.


어릴적에 멍 때리기를 좋아했던 나는 이따금씩 이런 상상을 해본 적이 있다.
'먹이사슬 피라미드에서 인간이 정말로 최고위층인걸까?'
'인간 위에 어떤 거대한 객체가 있진 않을까?'
예를들어, 우리가 개미를 밟아 죽이는것처럼 우리보다 더 큰 어떤 객체는 벼락이라든지 홍수, 지진, 해일, 태풍, 그것도 아니라면 소행성 충돌 등으로 인간을 죽일 수도 있는것이다.

또 이런 상상도 해보았다.
'비둘기들의 집에도 인간의 집처럼 TV라든지 식탁, 혹은 그들만의 어떤 컴퓨터 따위가 있진 않을까'
만약 이것이 나 혼자의 상상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떠벌리거나 이야기했다면, 쓸데없는 소리말고 공부나 하라는 잔소리를 들었을지도 모르겠다. 어쨋든 그런 상상을 해본 적이 있다.

다른 사람들도 이런 상상을 한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 중 한명은 베르나르 베르베르다. 그리고 그는 그 상상을 실체적인 것으로, 그러니까 책이라는 매체를 통해 현실화시켰다. 그랬기에 그는 천재라는 소리를 듣는다. 프랑스라는 국가는 베르나르 베르베르 한 명 만으로도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되었다. 모르긴 몰라도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거주하는 도시나 마을은 엄청난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을것이다. 그의 책이야 말로 전세계적 베스트셀러이며 스테디 셀러니까.



신 1부는 주인공 미카엘 팽송의 아에덴 적응기 및 다른 신 후보생들과의 관계맺기에 초점이 있는듯하다.
수 많은 신 후보생들과의 관계는 어떻게보면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와 매우 비슷하다.
누군가는 싫고 누군가는 좋으며 누군가에겐 아무런 느낌도 없다가 또 나중에 새로운 느낌이 들곤 한다.
Y게임을 통해 후보생들이 한 명 한 명 제거되면서 긴박감이 더해지고, 최상위 신을 만나기 위해 모험을 하는 그런 이야기들로 <신>1부는 이루어져 있다.

책 중간 중간에 미래를 암시하는 힌트를 던지는 그의 특별한 저술 방법은 독자를 놀라게 하곤 한다.
종교가 있든 없든, 신은 정말로 있는것일까?라는 물음은 누구나 던져볼 수 있다.
그러한 물음에 대한 정답과 생물학, 철학적으로 풀어낸 소설로 말미암아 자신의 상상력의 한계를 느껴보고 싶은 독자라면 꼭 읽어보아야 할 책이다.


신 제1부 (양장) - 10점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열린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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