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시언의 맛있는 책 읽기](124) 루머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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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살면서 소문에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거나 소문을 전혀 듣지 않을 수가 없다.
그만큼 소문은 삶의 모든 부분에 걸쳐 넓고 깊게 펼쳐져있다.
누군가는 소문으로 이득을 얻고, 누군가는 소문으로 피해를 입는다.
지금까지 사람들은 소문을 그저 관리할 수 없는 어떤 자유로운 행위라든가 불가항력적인 자원으로 생각하곤 했었다. 
그러나 최근들어 이런 추세는 급격하게 변했다.



소문이나 뒷담화도 얼마든지 컨트롤 할 수 있다는것이 증명되었기 때문이다.
소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분야가 바로 광고/마케팅 분야다.
요즘에는 바이럴마케팅 혹은 입소문 마케팅, 구전 마케팅이 뜨거운 관심을 얻고 있다.

소문은 제품 판매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분에 걸쳐 영향력을 발휘한다.
인간 심리의 결정체라 부를 수 있는 소문을 어떻게 자세히 이해할 수 있을까?
이번 책 <루머사회>가 거기에 대한 조금의 힌트를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이 속해있는 카테고리를 살펴보면 자기계발이나 처세가 아니라 사회학과 심리학에 속해있다.
소문은 그야말로 사회학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할 때 비로소 소문이 퍼진다는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그리고 이것은 아주 정확한 지적이다.

소문이 일파만파 커지는 이유도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
이것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때문에 소문이 퍼지는것을 막을 방법도 없는것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애초에 나쁜 소문이 발생할 원인을 제거하거나, 소문을 초기에 진압하는것이 될 것이다.

이런 견해들은 <루머사회>라는 책을 통해 우리들이 확실히 이해할 수 있는 사항들이다.
특히나 개인, 기업, 정권, 국가에서조차 소문을 무시할 수 없는 요즘같은 시대에는 소문에 대한 이해도가 여러가지 방면에서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책의 출간시점이 매우 시기적절하다.

요즘같이 빠르게 바뀌는 시기야 말로 각종 소문과 뒷담화, 말도 안되는 루머들이 난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선을 앞두고 있는 대한민국에서보면 너무나도 잘 맞아 떨어지는 시점이다.

소문에 가장 신경을 곤두세우는 곳 중 하나가 바로 정치권이 아닌가?


그렇다면 소문은 왜 퍼지는걸까?

이쯤에서 저자의 이야기를 잠깐 들어보자.

사람들은 상식에서 벗어난 소문 역시 의심 없이 믿고 유포한다. 매사에 의심 많은 사람조차도 소문 앞에서 냉정한 사고를 하는 것이 힘들다. 만약 모든 정보가 진실인지 하나하나 의심하고 알아보려 한다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시간과 에너지가 거의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그리하여 인간은 매우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만 진실 여부를 확인할 필요성을 느낀다. 또한 완전히 잘못된 거짓이라 해도 다른 사람이 전한 소문을 믿는 것은 인간관계를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 p.24




소문이 생성되고 퍼져나가는 이유는 아주 다양한것으로 보인다.

우리들 모두가 소문의 생산자이자 소문의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희생자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소문이 공유되고 퍼져나가는 속도가 과거 그 어느때보다도 빨라졌다.

블로그와 SNS를 비롯한 다양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집단지성이 도약하는 이 시점에 도대체 누가 소문에서 자유로울 수 있단 말인가?



소문은 누군가와 친밀감을 형성하거나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공유된다.

소문은 다른 사람을 함께 적으로 만듦으로써 집단을 구성하기 위해 공유된다.

소문은 상대방보다 잠깐의 지위적 우위를 누리기 위해 공유된다.

소문은 당사자를 비방함으로써 쾌락을 느끼고, 자신이 올바르다는것을 증명하기 위해 공유된다.

가장 중요한것은 소문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따위는 부차적인 문제라는점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소문에 관심이 많다.
그렇다고 루머를 촉새처럼 퍼트리고 다니거나, 만나는 사람마다 누군가의 뒷담화를 늘어놓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아니, 오히려 이렇게 하는 지인 몇몇을 싫어하기 까지 한다. 나는 언제나 입이 무겁고도 무거운 한 사람이 되고싶은 욕망이 있다.
소문에 관심이 많다는것은 소문이 어떻게 형성되고, 어떻게 컨트롤되며, 어떻게 퍼져나가는지에 대한 패러다임의 문제다. 그리고 이번 책 <루머사회>는 그것들을 총망라해서 한 권의 책으로 펴냈다.

소문은 인간심리를 가장 노골적으로 대변한다.
소문이 생성되는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인가?
인간의 삶 모든 부분이 불확실성을 지니고있기 때문이다. 소문은 여기에서부터 출발한다. 사람들은 소문을 통해 불확실성을 이겨내려고 한다. 옮긴이의 말처럼 불안이 의심을 이겨버리는것이다.

소문은 좋은 방향으로 나타날 수도 있고, 나쁜 방향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소문에 대해 자세히 이해하고 있지 않는다면 언제까지고 소문에 휘둘릴 수 밖에 없다.
노이즈 마케팅 방법처럼 나쁜 소문이 역효과를 내는 경우가 있지만, 그것은 극소수의 예외적인 상황에 불과하다는것이 나의 견해다. 나쁜 소문은 그것의 진실여부를 떠나서 듣는이로 하여금 해당 소문의 주인공을 불쾌하게 여기는 선입관을 주입한다.

그렇다면 이토록 다양하고 복잡다단한 소문을 어떻게 관리할것인가?
수많은 심리학 실험들과 사례, 소문의 매커니즘을 분석해 둔 <루머사회>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것이다.


루머사회 - 8점
니콜라스 디폰조 지음, 곽윤정 옮김/흐름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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