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자의 기록] 짚으로 똥 닦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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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자의 기록] 짚으로 똥 닦기

이삭을 떨어낸 벼 따위의 줄기와 잎은 지푸라기라는 날개를 가진 짚이다. 추수를 하고 남은 짚은 생활용품을 만드는데 주로 사용했는데 짚신, 초가집 지붕, 소 여물 등이 주요 사용처였다. 1970년대 한국의 가구는 대부분 초가집이었다. 전기도 없던 시절이라 전부 호롱불을 사용했고 화장실은 푸세식으로 집 밖에 있었다. 겨울엔 추웠고 여름엔 더웠으며 대체로 농사를 지어 먹고 살았다.

얼마 후, 새마을운동 역점 과제였던 농가지붕 개량 사업이 추진되면서 몇몇을 제외한 대부분의 초가집 지붕이 기와로 바뀌었다. 기와집은 초가집보다 보기에도 고급스러웠고 이때부터 지붕에 올라가던 짚을 퇴비로 사용하여 농사에 효과를 볼 수 있었다. 더불어 남는 짚은 새끼를 꼬고 가마니를 만드는 등 각종 도구에도 좋은 재료였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짚의 활용은 화장실에서 이루어졌다. 휴지는 당연히 없고 종이도 부족했기 때문에 지붕에 쓰였던 짚들은 화장실에서 똥 닦는 용도로 딱이었다. 따끔하고 제대로 닦이지도 않았지만 이보다 더 좋은 똥 닦개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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