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복 하루 지나서 안동 누룽지 식당에서 닭백숙 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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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복 하루 지나서 안동 누룽지 식당에서 닭백숙 먹기

복날이 하루 지난 금요일. 할머니께서 전화가 와서 같이 저녁을 먹자고 하시길래 간만에 할머니랑 식사를 하였다. 보통 한달에 한 두번 정도, 아니면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할머니와 함께 외식을 했었는데 코로나 터지고 나서는 아무래도 조심할 필요가 있고 할머니의 경우 면역력이 약한 편이라서 더욱 조심해야해서 한동안 외식을 못했다가 이번에 가게 됐다.

복날에는 어디든 사람으로 미어터지기 마련이고, 할머니는 사람이 많은 곳을 싫어하신다. 그건 나도 똑같다. 그래서 보통은 복날 하루 전날, 아니면 하루 뒷날 이렇게해서 닭이든 고기든 먹는 편이다. 할머니의 자식들, 그러니까 나에겐 삼촌과 이모분들은 본인들의 가정에 충실하기 바쁜 와중에도 할머니에게 이런저런 지원을 하는 편이지만, 실제로 100% 마킹할 수는 없어서 할머니는 종종 나에게 연락하신다. 그리고 나는 할머니랑 식사하는게 너무 좋다.


누룽지 식당으로 갔다. 할머니가 닭백숙을 먹고 싶어하는걸 눈치챘기 때문이다. 식사는 보통 내가 결제하는데 할머니께서는 아무래도 손주놈이 돈을 많이 쓸까봐서 항상 돼지갈비 같은 저렴한걸 드시고 싶다고 말씀하시고 실제로 돼지갈비를 많이 먹으러 갔었다. 나는 할머니에게 식사를 사드리는것에 전혀 돈을 아까워하지 않고 오히려 더 못해줘서 아쉬운 입장이기 때문에 비싸든 싸든 할머니가 먹고 싶어하는걸로 사드리고 싶지만, 할머니의 마음은 또 그게 아니다. 그래서 주문할 때 5인분이나 6인분 주문하고 3인분만 주문했다고 뻥치는게 일상이 됐다. 그런데 누룽지식당의 닭백숙은 그렇게 할 수 없어서 그냥 가격을 알려드려야만 했다.

누룽지식당의 시그니처인 녹두전은 오래전부터 지금껏 맛을 잃지 않고 있다. 누룽지식당은 오래된 안동맛집으로 시민분들이 좋아하는 곳이기도 하고, 이 날도 복날 뒷날이었지만 포장손님을 비롯해서 홀 손님들 손님들이 꽤 있었다. 포장해서 집에서 먹는 것도 좋아보인다. 밑반찬까지 모두 포장해준다고한다.


겉절이도 먹고


무말랭이도 먹었는데 무말랭이가 맛있었다.


김치


그리고 메인메뉴인 닭백숙. 보통 이건 3명 정도 먹는 양인데 사진엔 없지만 죽을 따로 줘서 양이 무지하게 많다. 닭 자체도 잘 익어있고 맛이 좋다. 미리 예약하고가면 오래 기다리지 않고도 바로 식사가 가능해서, 누룽지식당은 이왕이면 예약하고 가는게 좋다.

식사 나오자마자 블로그에 포스팅하려고 사진 찍고 있으니, 빨리 안먹고 뭐하냐고 할머니에게 쿠사리 먹었다…ㅋㅋ 할머니는 내 덕분에 닭백숙 잘 먹었다고 말씀하셨지만, 실제로는 할머니 덕분에 내가 닭백숙을 잘 먹은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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