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서 과거로 부치는 편지] 가공식품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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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가공식품을 먹지 않는다. 개발도상국을 제외하면 전 세계에서 가공식품을 애용하는 국가는 없다고보는편이 맞다. 해당 국가에서 가공식품이 존재하는 곳은 거의없다. 가까운 마트에서 가공식품자리를 찾을 수 조차없다. 이제 가공식품은 그 누구도 찾지 않는 식품이다. 단지 신선하지 않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리고 얼마든지 신선한 상품을 즉석으로 구해서 먹을 수 있을만큼 유통구조가 개선된데다가 '두두두'헬기가 혁신적으로 유통 시스템을 바꾸어 놓았기에 가능한 일이다.



가공식품이 주부들 사이에서 암묵적으로 금지 된 가장 큰 원인은 건강과의 연관성에 기인한다. 가공식품 특성상 신선하지 못하고 특정한 가공 과정을 거쳐 생산되어야하는 까닭에 주부들은 가공식품을 더 이상 쳐다도 보지 않는다. 이상하리만큼 사람들은 가공식품보다 오리지널 상품을 선호한다. 그것의 출처를 확인해보지도 않고 말이다. 대형슈퍼마켓 주차장 뒷편에 마련된 작은 농장에서 자란 토마토는 매연을 실컷 먹고 자라지만 토마토 통조림보다 더 인기를 끄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런 현상을 지적했던 익명의 건강식품 전문 블로거는 큰 인기를 끌었지만 여전히 익명성을 고수하느라 시사고발 프로그램의 방송 출연을 거절하기도 했다.

국민 대부분이 가공식품과 멀어졌다. 심지어 군인들의 배급식사와 전투식량에서조차 가공식품을 찾기가 어렵다. 그것은 '병영개선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는데, 자기 자식을 끔찍하게 여기는 대부분의 부모들이 국방부를 상대로 가공식품 금지와 관련해 단체 소송을 벌였기 때문이다. 소송에서 국방부는 항소 하는 대신, 그 제안을 받아들이는 쪽을 택했다. 매주 화요일 11시에 '우리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다. 국방부는 가공식품을 배급하지말라!'라든가 '나라 지키는 군인. 건강 지키는 식품!' 또는 '전쟁보다 더 무서운 가공식품. 언제까지 묵인할텐가?' 등의 플랜카드를 든 인파가 훈련소 입구를 막아버리는 바람에 입영이 지연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얼마전 일본에서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인해 유례없던 쓰나미가 일어났다. 일본 열도 일부가 그대로 바다에 잠기고, 근처에 새로운 섬이 생기는가 하면 일부 지역에서는 빙하기와 같은 겨울날씨가 지속되었다. 자연재해 부분에서 권위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니콜라스 메이저 특파원은 그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도하면서 한가지 새로운 시사점을 던졌다. 추위, 질병으로 인해 죽는 사람보다 굶주림과 사람들간의 싸움으로 인해 죽는 사람이 더 많다는 리포트였다.

가공식품이나 통조림은 사실상 가장 오래도록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식품이다. 가공식품을 스스로 제거해서 오로지 신선제품만 요구했던 선진국들은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경우 급격한 식량문제에 시달린다. 식량은 한정적이고 사람은 많으니 내부적으로 식량쟁탈전쟁이 일어난다. 총, 칼, 주먹 등 사용할 수 있는 무기란 무기는 모조리 동원되는데, 다른 사람의 식량을 빼앗는 승리자 역시 식량이 부족한건 마찬가지인 것으로 결정났다. 사람 뿐만 아니라 개, 쥐, 고양이 같은 동물들도 식량이 부족하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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