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을 마무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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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을 마무리하며...

2014년은 개인적으로 상당히 뜻깊은 해다. 인생에서 가장 많은 여행을 떠난 해, 귀빠지고 처음으로 혼자 해외여행을 다녀온 해, 정식으로 직장에 사표를 던지고 보내는 첫 해임과 동시에 아홉수를 맞이하는 준비기간의 해였기 때문이다. 많이 웃었고 많이 울었던 해. 전 직장에서 날아온 신년사 뉴스레터를 이메일로 읽으며 '2014년에는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날까?'라는 기대와 설레는 마음이 담긴 그 시간이 아직도 생생한데, 어느덧 2015년을 목전에 두고있는 시점이다. 1년... 정말 후딱이다. 

(아침까지 술먹고 되돌아오는 길에 찍은 일출.)


문득 한 쪽 벽에 걸어둔 A4용지에 자필로 적힌 문자를 읽어본다. 2014년에 이루고싶은 목표를 적은 것이다. 2014년 1월에 정했던 목표 중에서 몇 개는 달성했고 몇 개는 달성하지 못했다. 목표지향주의가 아니라 결과주의 성향을 갖고 있어서 그런지 달성하지 못한 목표는 계속해서 이월되면서 넘어간다. 별다른 감흥은 없다. 그저 언젠가는...

올해도 겨우내 책을 한 권 출간하게되었다. 아름다운 사표. 직장인의 애환을 담은 <미생>같은 대작이라기보다는 나라는 사람의 담백한 에세이 혹은 수필과 그간의 생각들, 그리고 이야기들을 담은 소소한 책이다. 실용서이기도 하고 순수까지는 아니더라도 문학이기도하다. 올해 최대의 목표였던 저서 출간은 <아름다운 사표>라는 이름으로 아름답게 달성할 수 있었다.

봄, 여름까지만 하더라도 꼬박꼬박 아침 6시에 기상하면서 농구도 열심히 하고 그랬었는데 가을쯤되니 슬슬 흐지부지되면서 겨울인 지금은 다소 나태해졌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연중까지만 하더라도 아름다운 사표 집필하면서 여행도 다니고 했었는데... 요즘엔 컨디션이 영... 정상이 아니다. 워낙 가만히 있는걸 좋아하는 타입이 아니다보니 매분, 매초 뭔가를 하지않으면 온 몸에 가시가 돋는듯해서 이런저런 일도 많이 벌였었다. 여름엔 소셜몹(mob) 물총샤워, 가을부턴 길거리공연 버스킹. 겨울엔 어떤식으로든 아무것도 못하기 때문에 다소 잠잠한 편이다.

올해는 특히 많은 사람들을 새롭게 알게되었다. 따끈따끈한 그들의 명함도 수북하게 쌓여있다. 여러개의 비즈니스를 진행했었다. 그 중에서도 4월 대구 현대백화점에서 한 스탠딩피플 청춘 특강과 11월 안동대학교 대학교육개발원에서 한 특강이 기억에 남는다. 강사 입장에서 두 강연 모두 만족스러웠고 좋은 추억이 되고있다.

누군가 내게 와서 "2014년 한 해를 도대체 어떻게 보내신겁니까?"라고 묻는다면 나는 망설임없이 "여행 다니다가 1년 다 보냈네요"라고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봄부터 여기저기 엄청 돌아다녔다. 혼자 마카오를 다녀오질 않나, 경북 뿐만 아니라 전국 단위로 곳곳에 새로운 발자국을 남겼었다. 덕분에 피부는 더욱 검게 그을렸지만 그건 그것대로 좋으리. 많은 사진들과 동영상, 눈으로 보았던 기억들, 나누었던 대화들, 무엇보다 여행지에서 느꼈었던 개인의 감정들은 아마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다.

가장 우울했던 해이기도 하다. 지금도 약간 그런 기분이 사그라들진 않았다. 이런저런 사고사고도 참 많아서 골치아픈 해를 보냈던 것 같다. 돈도 쓸데없이 많이 날리고 그랬는데 그만한 경험치를 얻은셈치고 긍정적으로 생각 중이다. 올해는 이상하게 계속 우울해진다. 직장인이라서 직장스트레스를 받는것도 아니고, 식구가 있어서 식구와의 트러블이 있는것도 아닌데... 그냥 아무런 이유없이 어떤 생각의 꼬리가 계속 꼬리를 물다보면 결국엔 우울해지면서 한숨을 푹푹 쉬며 멍하니 있기 일쑤였었다. 그러다가 또 금세 웃고 울고... 바보같다.

올해 크리스마스는 그저 그렇게 보냈다. 사실 크리스마스에 큰 의미를 두고있지 않아서 매년 똑같긴하다. 누가 선물을 주는것도 아니고 내가 누군가에게 선물을 주지도 않는다. 내게 크리스마스란, 평일 12월 25일과 다르지않다.

2014년이 이제 이틀남았다니 믿기지가 않는다. 실감이 안난다고 해야하나. 올핸 정신 못차리고 일을 벌리기도 했고 알 수 없는 무서움에 어떤 일들을 피하거나 도망치기도 했었던 것 같다. 여전히, 아직도, 그럼에도 내 일이 뭔지, 내 꿈이 뭔지, 내 운명은 어떤 것인지 도대체가 알 수 없지만.

2014년을 떠나보내고 2015년을 맞이하는 입장에서 나는 과연 무언가를 할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인지 되돌아보게된다. 하루하루 열심히 살았다고 느껴지는 2014년이다. 하고싶은거 실컷 했다고 생각한다. 방해꾼 없이, 자유롭게, 내 의지만을 가지고. '마음껏'이란 단어는 참 좋은 단어다.

인생 호사다마이자 새옹지마. 크게 걱정할 것 없으리. 2015년도 마음껏 즐겨볼 참이다.
아프고 힘들고 고생스러울 때도 있었지만. 멋진 2014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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