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시언의 맛있는 책 읽기](52) 요새 젊은 것들 - 88세대에서 발칙한 반란을 꿈꾸는 9명의 20대들.

반응형



요새 젊은 것들.
발칙한 반란을 꿈꾸는 9명의 20대들에 대한 이야기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요새 젊은 것들' 이라는 단어는 안들어본 사람이 없을 것이다.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젊은 시절 '요새 젊은 것들' 이라는 말을 듣고 자란 사람들은,
시대가 지나고 지나면 또 누군가에게 '요새 젊은 것들' 이라며 무작정 비하한다.

이 단어는, 흔히 88세대라고 불리는 지금의 20대들에게는 더 큰 의미로 다가온다.
가볍게 웃고 스쳐 지나가기에는 주제가 무거워져버렸다.
20대들에게 '요새 젊은 것들' 이라며 비하하는 기성세대에게,
어떠한 반박도 할 수 없고, 잘못되어 간다는걸 느끼면서도 현실에 타협해야 하고,
또 논리적으로 '그건 아니다!' 라고 외치려고 입만 열만 '어른이 말하는데 어딜!' 라며 입막음하기 일쑤다.

결국 <요새 젊은 것들> 의 단편선, 박연, 전아름 저자 3명은 펜을 들었다.
20대를 둘러싼 논쟁과 비판에 있어서 20대 스스로가 자문자답하는 문제제기 형식이다.
현재의 20대들 중 발칙한 반란을 꿈꾸는 9명의 젊은이들을 밀착 인터뷰하여 엮은 인터뷰어 도서다.

특히 20대가 속칭 "20대 개새끼론" 으로까지 불리는 이유는 바로 정치적 성향 때문이다.
그들은 20대에게 정치에 무관심하고 머리는 텅 비어있고, 할 줄 아는것도 없다며 비아냥 거린다.
촛불시위 때에도 각종 스펙쌓기에만 몰두하는 20대를 바라보는 그들의 시선은 냉정하다.



데모할 거 다하고, 학교를 마치면 학생증을 담보로 학교 앞 술집에서 막걸리를 진탕 먹고,
3명 이상이 모이면 무조건 정치에 대해 토론하고 시사 사설에 관해 이야기를 하면서도,
대기업에 취직할 수 있고, 또 취직이 안되면 공무원이나 하지뭐 라고 이야기했던 ...
일명 386 세대들에게는 지금의 20대의 행동은 전혀 이해할 수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과연 지금의 20대들에게 무작정 책임을 전가할 수 있을까?
내 생각엔 20대들이 전혀 위축될 필요가 없다고 본다.
아니, 오히려 더 강력하고 치열하게 반박해야만 한다.
왜냐하면 지금의 20대들이 전쟁처럼 치르고있는 스펙쌓기 및 대기업과 공무원 열풍은,
실제로 20대들을 싸잡아 욕하는 '그들'이 만들었기 때문이다.
20대들이 88만원의 월급에도 아랑곳않고 젊음을 희생하고, 패기와 열정으로 일하기 때문에 '그들' 의 주머니가 두터워지는게 아닌가.

<요새 젊은 것들> 에 나오는 9명의 발칙한 20대들은 참 많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것처럼 보인다.
인터뷰 내용을 하나씩 읽으면서 , 역시 젊은이들은 이렇게 해야 될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
그들은 학점이나 스펙의 뫼비우스 띠에서 벗어나서 자신이 믿는바를 소신있게 밀고 나가는 용기를 가진 사람들이다. 자신의 힘으로 세상을 개척하고 자신의 생각이 맞다고 주장하는 이들에게서 뜨거운 열정이 느껴졌다.
직접 보진 못했지만, 그들의 눈빛은 토익 공부에 찌든 대부분의 20대들과는 다를것이 분명하다.

9명의 발칙한 반란을 꿈꾸는 20대들은 지금하고 있는 일을 '좋아서' 한다고 했다.
비록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사람관계에서 오는 수많은 스트레스를 이겨나가는 고통이 있지만,
그래도 그들은 그것이 '좋아서 한다' 라고 자신있게 이야기하고 있다.
좋아서 하기 때문에 따로, 반대급부를 바라거나 사회적 위치에 목메이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보다 많은 젊은이들이 깨어있는 생각을 가지면
20대들에게 더이상 88세대라는 낙인이 찍히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정당한 권리를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생산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갈 여지가 많다.
이 책에 나온 9명은 시작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좀 더 많은 발칙한 반란을 꿈꾸는 20대 젊은이들이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요새 젊은 것들> 에 나온 9명의 20대 들을 바라보는 솔직한 마음으로는,
각자의 위치에서 어느정도 인지도를 쌓은......
소위 '인 서울' 이상 되는 젊은이들을 취재한 것이기 때문에 많이 아쉬웠다!

대도시 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발칙한 반란을 꿈꾸는 많은 20대들이 재야에 묻혀있다.
눈 앞에 색안경을 제거하는 순간 그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치열하게 사회와 투쟁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지금의 20대가 시간이 흘러 미래에 도달했을 경우에는 어떻게 될까?
가까운 미래에는 20대 때 치열하게 발칙한 반란을 꿈꾼 사람만이 성공하는것은 아닐까?
왜냐하면 그들은 소수이기 때문이다. 언제나 그렇듯 성공하는 사람은 소수다.


이 책에는 정치적 견해를 비롯해서 사회 각계층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오고가고 있기 때문에,
이 책을 읽고 '어렵다..' 라는 느낌이 든다면, 그 사람은 지금까지 너무 쉬운 책만 읽은것이다.
지금 자신이 20대라면 이 책을 읽어보길 강력하게 권하고 싶다.




반응형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