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시내버스를 탔다. 생소했다. 많이 바뀐듯 보였지만 확 달라진 것 같지도 않았다. 시내버스는 마치 마음 속 첫사랑의 기억처럼 그 모습 그대로였다. 예전처럼 그 자리를, 그 방향을 계속 멤돌고 있었다. 나만 멀어졌을 뿐이었다. 자가용을 운전하면서부터 시내버스 탈 일이 이상하게도 없었다. 가까운 곳도 차로 이동했고 그것이 편리했다. 관리비나 보험료를 제외하고 단순 차비만 생각하면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자가용이 저렴한 것으로 계산되었다. 술취해 집으로 갈 때, 폭설이 내려 자가용 운전이 불가능할 때면 택시를 이용했다. 무엇보다 자가용은 편리했고 빨랐으며 그 공간에서 나는 자유였다. 새벽까지 야근하고 쓸쓸히 집으로 돌아갈 때 차 안에서 얼마나 슬픈 노래들을 혼자 불렀던가. 학창시절부터 시내버스를 하루 두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