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인 동시에 현실인 소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자신의 전체적인 소설에서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허무는 아름다운 재주를 가지고 있다. 우리는 개미가 다른 개미와 소통하는 것을 들을 수 없다. 아니, 파악조차 할 수 없다. 하지만 베르베르는 가능했다. 직접 확인이 불가능한 어떤 사실이라는 점에서 허구가 될 수도 있고, 현실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개미들의 소통과 사회, 심지어 개미와 인간의 소통은 허구인 동시에 현실이 된다. 작가는 전체에서 아래에서부터(땅 속 개미의 시선으로) 인간 사회를 올려다보는 시각을 제공한다. 예를들어 쓰레기통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먹고 사는 바퀴벌레는 때만되면 음식물 쓰레기를 제공하는 인간을 자신이 길들였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이 강아..
[서평] 소설 개미 1권 프랑스 작가이지만 한국에서도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베르나르 베르베르. 현재의 그를 있게 한 작품. 바로 개미다. 개미는 베르베르의 출세작이기도 한데, 오랜시간 공을 들인만큼 전세계적인 개미 돌풍을 일으키며 시리즈 하나만으로 세계적 작가의 반열에 오른 그다. 개미 박사인 베르베르가 개미를 주제로 공상과학과 철학이 가미된 소설을 쓴 것이 바로 이 라는 소설인데, 소소한 재미에서부터 삶과 죽음에 이르는 무거운 내용까지 광범위하면서도 다채롭게 분위기를 다루는 베르베르 특유의 스타일이 가장 잘 살아있는 작품이다. 그 중에서도 개미 1권. 베르베르에겐, 그리고 소설계엔 거의 기념비적인 작품이 아닐 수 없는데, 개미에서 고착화 된 베르베르만의 진행패턴(백과사전 도입, 장면 및 시점 전환 ..
2014년 블로그 목표 연초가 되면 왠지 모르게 새해의 계획과 목표를 잡고 싶어집니다. 2014년 올해 역시 계획과 목표를 세워야할지 말아야할지를 고민했었습니다. 어차피 계획과 목표는 말 그대로 계획과 목표일 뿐, 언제든지 변경되고 또 달성할 수 있을지 없을지 전혀 모르기 이라는게 그 이유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4년에는 개인적인 목표와 블로그 목표를 적어보면서 한 해를 색다른 마음으로 준비해보고자 하고 있습니다. 블로그 목표라면 당연히 블로그에 포스트로 공개하는게 맞겠지요. 올해에는 특별히 어떤 목표는 조금 높게, 어떤 목표는 조금 낮게 유기적으로 책정해 보았습니다. 2014년 블로그 목표 블로그 글 500개 발행 책 100권 서평 등록 블라이트(블로그 글쓰기)연재 완료 실패하지 않는 프레젠테이..
인터넷 검색창에 자살을 검색해본다. 으악! 자살에 대한 콘텐츠가 아니라 포털에서 디자인해놓은 이상하고 매우 진부하고 별로 마음에 위안도 되지 않는 이상한 데이터만 눈에 보인다. 나는 자살을 하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자살을 정당화하기 위해, 자살하고자 하는 내 마음을 위로받기 위해 검색한게 아닌데.... 한마디로 이놈의 인터넷 검색결과는 모든 사람을 멍청이로 보거나 모든 사람을 1인화하여 생각하는 것이 분명하다. 인터넷 검색창에 마약을 검색해본다. 나는 마약이라는 단어를 인터넷에 검색할 권리가 있다. 물론 마약 구입 및 판매는 불법이다. 하지만 마약의 종류가 무엇이며 어떻게 생겼는지를 꼭 느와르 영화에서만 봐야한다는 법이라도 있는가? 정보는 점점 나의 자유시간을 뺏고있다. 내 생각은 매우 자유롭고 어디든..
하우석의 100억짜리 기획노트 우리들은 살아가면서 정말 많은 기획들을 한다. 업무에서부터 일상생활까지 시도때도 없이 기획을 하면서 생활하고 있다. 당장 이 글을 읽을지 말 것인지를 판단하는 것조차 기획의 일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기획이라는 거창한 단어만 아니라면 우리들은 항상 기획을 한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획이란 말 그대로 어떤 것의 계획에서부터 마무리단계까지를 아우르는 총체적이면서 포괄적인 용어다. 딱히 위키백과에서 이란 용어를 검색하여 찾아볼 필요없이, 누구에게나 기획은 익숙한 단어이다. 단지 그 이란 단어 자체가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지 않을뿐이다. 나는 오늘 어떤 점심메뉴를 먹을지 스스로 생각하여 결정을 내렸고, 결국 그 메뉴를 가지고 있는 식당에서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이 일련의 ..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 스티븐 발머, 스타벅스 회장 하워드 슐츠, 아인슈타인, 델컴퓨터의 창립자 마이클 델, 인텔의 창립자 엔디 글로브, 퓰리처상을 제정했던 조셉 퓰리처, 스티븐 스필버그.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그들 모두가 유대인이라는 점이다. 유대인이란 쉽게 얘기해서 종교적으로 유대교를 신봉하는 사람 혹은 혈연을 통한 히브리 민족의 후예가 된 유다 민족을 뜻하는데,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유대인이라 하면 종교라기 보다는 민족적인 의미를 가진다. 예컨대, 한국에서 같은 성씨를 만나게되면 '어디 성씨냐'고 묻고 '파'라든지 '손'을 물어보기도 하는데, 이런것들 모두가 같은 혈연적 관계를 확인하고자 하는 행위이다. 마찬가지로 유대인들 또한 같은 '조상'을 가지고 있다고 해석한다면 쉽게 이해가 될 ..
# 제 3자의 기록 - 주 3일제 오늘은 일주일 중 가장 즐거운 목요일이다. 퇴근 시간대라 길거리엔 많은 인파가 있다. 주말을 맞아 동료들과 회식을 하는 어떤 회사의 부서, 서로 어깨동무를 하며 술집으로 들어가는 연인, 떼거지로 몰려가는 대학생 OT그룹, 간만에 외식을 나온 단란한 가족에서부터 부인 몰래 친구들을 만나는 듯한 표정을 가진 중년 남성 그룹과 남편 몰래 커피숍으로 들어가는 중년 여성 그룹도 보인다. 주 3일제가 법적으로 강요된지 수 십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야근과 휴일 출근은 익숙하다. 주 3일제든 주 4일제든 관계없이 요즘은 회사 CEO의 재량에 따른 출 퇴근이 유행이다. 범지구 세계 고용노동 전체 정례회의에서 법으로 강요할 수 있는 부분은 한계가 있으니 월급을 주는 입장에 있는 사람이 최대..
갑작스럽게 눈이 오는 날이었다. 11월 말인데도 새벽부터 시작된 눈은 해가 중천에 뜬 시간에도 계속하여 내리고 있었다. 말그대로 징하게도 왔다. 처음에는 금새 녹아 없어지던 길거리의 눈들이 점차 본연의 색을 드러내며 쌓여가고 있었고, 도로엔 제설차가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지구를 괴롭힌 인류에게 복수라도 하듯 날씨는 점점 더 이상해진다는 기사를 읽은적이 있는데, 그것이 정말인가 보다.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엄청난 눈 덩어리들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문득 슈퍼스타 공연장에서 마지막 피날레를 즐기던 때가 떠올랐다. 당시에도 하늘에서 눈같은 흰 종이들이 엄청나게 흩날렸다. 그땐 너무나 열광했던 나머지 온 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었는데, 지금은 외투를 두 겹이나 입고도 벌벌 떨고있다. 꼭..